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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니가 좋아요
단정하고 정갈한 언어로 우리 곁의 어린이들을 맑고 투명하게 비추는 작품을 선보여 온 신현이 작가의 동화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나’를 중심으로 언니와의 관계, 엄마와의 관계, 아빠와의 관계를 밀도 있게 그려 낸 세 편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집은 어린이들의 ‘마음’에 집중한다. 조곤조곤 속삭이듯 들려오는 아이들의 목소리에는 작지만 소중한 것들이 가득 담겨 있다. 어른의 눈으로 보면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사소한 일에도 아이들은 가슴을 졸이고 두려워하기도 한다. 또 누구한테도 말 못할 뜻밖의 사건과 맞닥뜨려 우왕좌왕할 때도 있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서 실수하고, 후회하고, 회복하는 아이들의 건강한 모습이 추운 날 몸을 녹여 주는 따뜻한 햇살처럼 웃음과 온기를 전해 준다. 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을 놓치지 않으려는 작가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들은 바쁜 걸음을 세워 들여다보게 한다. 자기도 모르게 저지르고 만 잘못 앞에서 도망치지 않는 아이, 치킨보다 엄마가 더 좋고 나비와 함께 나비춤을 추며 기뻐하는 아이, 친아빠인지 새아빠인지 모를 정도로 자신에겐 관심이 없는 아빠가 왠지 밉지 않은 아이. 자기감정에 솔직한 아이들은 어른들을 무장해제시킨다. 그리고 같은 눈높이로 그들의 세상을 바라보게 해 준다. 자세히 들여다봐야 알 수 있는 것, 가만히 들어 줘야 이해할 수 있는 것, 묵묵히 때를 기다려야 하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의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들이 다시금 깨우쳐 준다. 매일매일이 전쟁터일 수도 있는 환경에서도 아이들은 날마다 자란다. 소용돌이치는 세계 속에서도 중심을 잡으려 애쓰며 앞으로 나아간다. 아이들은 자신이 발 디디고 서 있는 자기의 자리를 지키고 싶어 한다. 어떨 때는 뒷걸음질 치는 것 같고 포기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며 기다려 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라고, 신현이 작가는 세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직하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전하고 있다.
저자
신현이
출판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2024.10.25

 

"언니, 뭐해?"
나는 언니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면서도 이렇게 물었습니다. 언니는 연꽃 속에 사는 요정을 찾고 있을 것이었습니다. 언니가 들려준 연꽃 요정 이야기를 나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는 언니가 좋아요> 24 p

 




신현이 작가님의 동화집 <나는 언니가 좋아요>를 읽었습니다. 신현이 작가님은 2012년 동화 <새아빠>로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다수 발표했습니다. 평소에 작가님의 동화를 좋아해서 이번 동화집도 배송 받자마자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언니가 좋아요>는 총 3편의 동화가 들어있는 동화집입니다.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의 추천사처럼 참으로 순한 동화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동화의 정석이라고 해야 할까요? 요즘에는 아이들이 웹소설, 웹툰을 즐겨보다보니 동화 역시 자극적인 소재, 판타지 장르가 인기를 끄는 것 같습니다. 이런 동화들도 물론 재미있기는 하지만, 동화다운 순수한 느낌이 없는 게 아쉬웠어요. 그런데 <나는 언니가 좋아요>에 수록된 세 편의 동화들은 제가 어릴 적 읽고 좋아했던 맑은 기분이 드는 동화입니다. 그때 그 마음으로 돌아간 것 같아서, 독서하는 동안 무척이나 행복했습니다.

 



첫 번째 작품인 '나는 언니가 좋아요'는 '진률'이라는 여자아이의 마음을 잘 나타낸 동화입니다. 진률이에게는 언니 동률이가 있습니다. 어느날 진률이는 언니의 머리핀을 허락도 없이 가져가는데요. 커다란 초록색 별 장식이 달린 예쁜 머리핀이었습니다. 이 동화에서는 진률이가 동률이의 머리핀을 슬쩍, 도둑처럼 가져간 게 아니라 머리핀이 진률이에게 가까이 가는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진률이는 언니의 머리핀을 가져가게 되었으나 곧 후회하고 다시 돌려주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일이 동화의 핵심 줄거리입니다. 언니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싶은 진률이의 마음, 동생을 잘 챙기는 동률이의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그리고 진률이 동률이 자매를 보면서 저의 어린 시절도 떠올라 마음이 울컥 했네요.

 



두 번째 작품인 '하나와 하비'도 순수한 동화입니다. 화단에 배추와 고추와 쪽파를 키우는 우할머니 이야기로 동화가 시작되는데요. 우할머니는 배추잎을 갉아먹는 애벌레를 죽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애벌레는 나비가 되지요. 한편, 초등학생인 하나는 나비가 우할머니의 배춧잎을 먹고 자란 나비를 보고 무척 예뻐합니다. 하비라는 이름도 붙여주지요. 엄마가 일을 가고 없을 때에는 늘 심심하고 외로웠던 하나였지만, 하비를 만나 같이 춤도 추고 즐거워합니다. 나중에 하나는 나비가 어떻게 해서 태어날 수 있었는지 우할머니를 통해 알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와도 관계가 개선됩니다. 저는 '하나와 하비'를 읽으면서 어쩌면 이렇게 나비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쓸 수 있을까 감탄했습니다. 우할머니, 하나, 하나의 엄마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넘겼어요.

 



세 번째 작품인 <새아빠>도 참 감동적입니다. 엄마가 집을 나가서 아빠와 홀로 살아가는 현우의 이야기인데요. 현우의 아빠는 변변한 직업이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무기력한 생활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참으로 불행한 아이일 수도 있는데, 이 동화에서는 현우가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고 모습이 멋지게 나옵니다. 철학과 교수님이 현우에게 아빠의 '새아빠'가 되어보라고 한 말은 정말이지, 마음에 와닿는 대사였습니다. 아이도 어른의 아버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신현이 작가님은 <새아빠>에서 잘 보여줍니다.

 



세 편의 동화 모두 요즘 보기 힘든 순하고 착한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자극적인 매체 등으로 아이들이 순수한 마음을 빠르게 잃어가는 요즘, <나는 언니가 좋아요>는 소중한 책입니다. 잃어버렸던 동심을 찾게 해준 이 동화집을 어른과 아이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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