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쓴 서평입니다.
나는 시작하는 사람입니다
심은경 지음
담다
2024.11.2
값 16,800원
저에게는 오랫동안 꿈꾸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 꿈을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다고 했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후로 몇 년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마음이 아플 때가 많습니다. 제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꿈을 이루고, 사회에서 입지를 다져나갈 때 저는 늘 제자리에 있었습니다. '열심히 살았는데, 나는 왜 낙오자가 되어버린걸까.' 이런 생각으로 많은 시간을 괴로워했습니다.
오늘도 심한 우울감에 빠져서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조만간 읽어야지하고 책상 위에 놓아둔 심은경 작가님의 <나는 시작하는 사람입니다>가 눈에 띄어서 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보통 책을 읽을 때, 작가님의 화려한 프로필에 주눅이 들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화려한 인생을 살아오셨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작가님의 소개에 들어있으니까요. 특히나 우울한 감정이 클 때 그런 책을 만나면 더 마음이 가라앉는 기분입니다. <나는 시작하는 사람입니다>의 작가님도 저를 더 우울하게 만드는 프로필을 책 날개에 쓴 것은 아닐까하고 펼쳐보았습니다. 어학원, 독서학원, 그림책방, 1인출판사까지 운영하는 40대 CEO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영어 공부방으로 시작해 교습소와 작은영어도서관을 거쳐'라고 써 있는 문구가 저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공부방이나 교습소는 규모가 작은 자영업입니다. 하지만 규모가 작다고 해서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경영이니까요. 저 역시 주변에서 공부방, 교습소를 하는 분들을 종종 보았는데, 몇 년 안 되서 폐업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더 크게 교육사업을 벌이기 보다는 학을 떼고 하지 않더라구요.
사업을 하면서 겪는 스트레스는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업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고 합니다. 아무튼 자영업이라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인지, 작가님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CEO까지 되셨는지 순수한 마음으로 궁금해졌습니다. 사업체를 한 군데만 운영해도 힘이 드는데, 작가님은 사업을 몇 가지 하고 계시니 책을 읽기도 전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그림책, 에세이집까지 출간하셨으니 정말 능력자 중의 능력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책은 작가님의 체험과 꾸밈없이 솔직한 느낌이 담겨있는 에세이집입니다. 작가님은 제자들에게 '열정 제니쌤'이라는 별칭으로 불리신다고 합니다. 저는 작가님을 직접 뵌 적이 없음에도, 작가님이 갖고 계신 열정, 긍정 마인드가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 작가님은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실업고를 거쳐 바로 취업을 했음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영어를 전공했습니다. 저는 비록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부모님께서 대학을 포기하고 경제활동을 하라고 말씀하실 정도는 아니었는데, 작가님처럼 열정적으로 살지 못한 게 부끄러웠습니다.
작가님은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간 분입니다. 비록 처음 영어 강사로 출발할 때 좋은 영어유치원에 배정받지 못했어도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환경 탓을 하기 보다는 더 열심히 수업 준비를 했고, 평판과 실력으로 모든 사람들의 인정을 받은 분입니다. 그리고 제자들 한 명, 한 명에게 정성을 다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영어 지식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영어를 더 재미있게 가르칠지 고민을 했다는 내용을 읽었을 때는 저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이 느껴졌습니다.
워킹 홀리데이를 하고 있는 언니를 따라 무작정 호주에 갔던 이야기, 영어를 어떻게 공부하면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작가님의 고민을 읽으면서 정말 작가님은 천상 '영어 선생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학창시절, 작가님과 같은 선생님을 학교에서든, 학원에서든 만난 적이 없습니다. 특히 영어 시간에는 교과서, 프린트물 본문만 달달 외우기만 했습니다. 만약 제가 학생 때 작가님같은 영어 선생님을 만났더라면 지금쯤 영어를 무척 좋아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작가님은 '성공적인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습니다. '실패'하고 '상처'받은 일에 대해서도 솔직하고 담담하게 씁니다. 큰 포부를 가지고 작은 도서관을 운영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일로 받은 상처들, 어학원의 원장이 되어 믿었던 강사들에게 받은 상처들 등. 저 같으면 그런 일을 겪고 다시 일어날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에게 상처를 준 일과 사람들을 원망하며 저의 처지를 한탄했을 거예요. 작가님은 오히려 이런 일들을 발판 삼아서 더 단단한 모습으로 발전을 합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버리지 않은 작가님의 긍정적인 마인드가 참으로 아름다웠고, 저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교육업, 사업에 관심이 있거나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많습니다. 학부모, 학생들에게 인정받는 선생님이란 어떤 선생님인지, 작가님의 글을 읽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리고 CEO는 마케팅, 경영 등 다방면에서 멀티플레이어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작가님이 해온 노력들이 무엇인지를 읽다보면 '이런 사람이 성공하는구나'하고 느끼게 됩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의 소중함을 늘 생각하고, 제가 잘 하는 일에 집중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음의 에너지가 떨어졌을 때, 밝은 긍정 에너지와 열정을 얻고 싶은 분들께 심은경 작가님의 <나는 시작하는 사람입니다>를 추천합니다.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모두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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